09.08.01
 전날의 부지런함은 어디갔는지, 오늘은 어기적어기적. 그 중 가장 느려터진건 나 이리라. 본디 3박이라는 목표는 무계획적인 안배속에서 2박으로 암암리에 변경되었다. 그것은 첫날의 오르막에 질려서 변경해버린 코스때문이기도하다. 새로 닦은 7번 국도는 너무나 달리기 좋았다. 그로인해 우리는 달리는데에만 열중한 것이다. 60~70킬로미터 가고 쉬려니 좀 아쉽기도하고 말이다. 여튼뜨거운 햇살을 만끽하며 출발.



[터...터널이다]
출발하자마자 터널이다
장갑차 소리에 오금이 저려옴을 느끼는데
지나가는건 마티즈



[좋은 경치다]
아름 다운 경치다
허나 우리는 태양을 가려줄 구름에 더 환호했다



[프로젝트 : 프로텍팅]
피로를 벗어나기위해 과감히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고
태양으로부터 몸을 지키기위해
화장중



[여유있는자의 시선]
이 뜨거운 여름에 온몸을 검은색으로 치장한 긴바지와 점퍼가 왠말인가
게다가 점퍼는 고어텍스다
물론 걷는다면 저거슨 자살로밖에 인식되지 아니하겠지만
라이딩중 스며드는 바람은 충분히 나를 식혀준다
물론 끈적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아니해도 된다
고로 나는 여유롭다



[부...부산이다]
아직 100키로 이상 남았지만
부산이라는 표지판을 보니 설레인다



[낙차]
우당탕~
2번째 낙차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첫번째 낙차는? 첫날 백곰



[35번 도로]
7번 도로에서 35번 도로로 갈아탔다
차량통행이 줄어들고
고요해 지는것이
마음이
편해진다



[용규]
그의 자전차는 나와같은 R2000
색깔은 나와다른 화이트


[동환]
그의 자전차는 시보레 2024D
강렬한 레드



[영곤]
듣보잡 접이식 철티비
그러나
가장 빠르다 ㄷㄷㄷ



[피서]
덥긴 덥나보다
물이 보이는 곳엔 어디나 텐트가 보인다



[안녕 경주여]
경주가 멀어져가니 마음이 평온하다?



[냉면 한그릇]
우리에게 필요한건 당장의 수분과 열량
하지만 더위 앞에선
당장 이를 얼려버릴 냉면만한게 있으랴



[양산이다]
부산 바로 옆에 있는 양산이다
이리 생각하니 힘이 치솟는다



[부산 이젠 30키로다]
갑작스런 무리로인해 어제 오후부터 무릎이 뜨끔거렸는데
어디서 힘이 나는지 모르겠다
속도계는 35키로이상을 유지한채로 30분이상 달린거 같다
이 굇수들아~


[양산 타워]
고속도로를 탈 때 간간히 지나치던
양산타워
멀리서 보인다



[벅찬것이 다가오다]
부산에 다가오니 구름마저 나를 손짓하는거 같다
아 이 벅참



[부산 입성]
앜 아드라넬린이 용솟음치다



[구포역]
집에 다 온 것 같은 기분



[삼락 강변 도로]
자동차가 없는 자전거만의 세상?
아 그래도 보행자가 가장 무서움



[강변도로]
이제 도착이닷~
호노룰루~

 2박4일의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여행이 끝났다. 이미 다녀온 적이 있기에 새로운 감동은 없지만, 동해의 절경을 한폭한폭 눈에 담아온 것 같아 뿌듯하다. 자전거 열풍 영향에 여름방학이기도하고 간간히 자전거 여행자들이 보였다. 초면이지만 자전거를 탄다는 이유만으로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많은 인연들. 그들을 지날때마다 무럭무럭 힘이 솟아나는 신기한 경험. 정신없게 보냈지만 그 행함 하나로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 할 수 있었다.

포항시 → 부산시
출발시각 08:00
도착시각 17:30
달린거리 123.05km
달린시간 05:36

총 달린거리 334.90km
총 달린시간 16:33

여기까지 우리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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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나의 여행은 끝나지 아니하였다. 집엘 가야해~


[이제 집에 가야할 시간]
우리들의 목적지는 도착했으나
난 김해라는 마지막 목적지를 두고있다
으헣어어러허어러허어



[을숙도 그리고 귀가]
붉게 물들어가는 을숙도
그리고 석양을 향한 페달질
무엇하나 아름답지 아니한게 없다

이건 정신줄 놓는 소리...



[안돼~]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전조등은 있다 후미등은 없다
뒤통수는 찌릿찌릿 하다
페달은 점점 무거워져 간다



[그러나 정ㅋ벅ㅋ]
으헝~
 귀가본능은 날 저버리지 않았다
최종 오의 "귀가" 성ㅋ공ㅋ


 
최종 여행 결산

총 주행거리  358.70km
총 주행시간  17:53
평 균  속 도  20km/h

 

식고 자자~

09.07.31
 휑한 찜질방의 현실에 불만을 잠시 토로하고선 바로 잠에 빠져버렸는데, 이내 누군가의 손길에 깨어날 수 밖에 없었다. 비몽사몽간에 시각이 5시임을 확인한 후, 꼭두새벽에 깨우는 인영에게 구시렁대다가 무려 11시간이나 수면에 취한 사실을 깨닫고 놀란다.


[출발준비]
분해해 놓았던 여러 짐들과 도구를 하나씩 조립하듯 끼워 넣는다



[Bird : wall]
샤워 재개로 몸의 청결도는 그 어느때보다 높았지만
피로를 숨길 수는 없나보다
어쩔 수 없이 가렸다



[포항 그거슨]
우리의 목표



[우리는 아직...]
몰랐다
그 재앙을
단지 해맑게 웃을 뿐이다
읭???




[대게의 호위아래]
비릿하기만 하던 해풍도
시원하기만 하다




[아침식사]
국도에 있는 이름까먹은 휴게소에서 아침식사
아침은 역시 물만부어도되는 비전투용식량(?)




[新 7번 국도]
우리는 과감히 결정했다
전날의 노동이 무서워서
그러나 지켜보고 있는건 무심한 언덕뿐




[드디어 두자리]
포항이 두자리 숫자로 가까워졌다



[간간히]
라기보단 오르락 내리락의 연속이 끊임없지만,
새 국도로 들어오고나서는 경사도가 없다시피하다




[가는 거야~!]
읭?




[저거슨?]
희안한 구조로 매달려있는 가방과
그 위에 자리잡은 흰 봉지의 정체는?




[보...복숭아]
우리의 진행로 곳곳에
이러한 가판대가 자리잡고있었다
흰 봉지의 정체는 이것이었다




[슬슬]
경주도 두자리수에 들어오려한다
슬슬 경주도 가능하지 않을까 욕심을 내어본다




[역시나]
잠시 말도안되는 상상을 했나보다
이 여름의 햇살은 너무나 뜨거웠고
길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포항]
포항이다




[경주?]
포항시라는 간판을 보고 난뒤 힘이난 우리는
경주까지??? 라는 발칙한 상상을 한다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힘은 그 약발이 오래가지 아니하였다
포항시내는 멀기만 하였고
정신줄을 또다시 놓는 바람에 사진이 없다.



  지도를 소지하고 있다는 관계로 앞장서게 되었건만, 길치에게 선두를 맡긴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처럼 뻔한 결과이리라. 포항시내에 들어서도 한참을 헤매다가 묻고 물어서 4시 즈음, 겨우 찜질방을 찾았다.

울진군 → 포항시
출발시각 06:30
도착시각 16:00경
달린거리 118.89km
달린시간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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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무려 한달만에 쓰는 여행기인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가끔 읽어보는 남들의 여행기에서
무려 일년이 지난 것들도 간간히 보이는데
그들에게 존경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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