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달력을 보아하니 잠들어있던 시간 감각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게으른 나와는 달리 부지런한 시간은 달리고 달려서 여름방학의 끝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다. 오오 신이여~ 이번 여름방학은 잊지못할 추억들로 도배하리라 다짐했건만... 추억이라 할 수 있는 사뿐함 하나를 남기고 넉다운...


09.08.19
 코지 아일랜드의 선상에서 아침을 맞이하면서 여행의 본편이다. 나름 고난이 따르는 여행의 시작이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주린배부터 해결을 보자. 두리번거리다보니 편의점이 보인다. 오늘 아침은 삼!각!김!밥!


[일출]
바다를 감싸고 있는 구름사이에서 고개를 드미는
태양이 쑥스러워하는 것 같다


[출발 도장 셀카]
여행의 출발을 셀카부터(?)
본격 보정사진의 서막을 알린다



[아침식사]
삼각김밥과 라면은 떼어낼 수 없는
이 아니라 돈이 없으니깐~


 배도 채웠겠다~ 수수료 없이 현금을 찾기위해 제주시내를 둘러본 후, 본격적으로 해안도로에 나섰다. 4년만에 찾은 그곳은 여전하다. 전과 같이 반시계 방향으로 출발!!



[제주의 바다]
끝이 없는 수평선
아름답다
읭? 20년 넘게 부산에 살아 놓고선...


 용두암을 얼마 벗어나지 않았는데 보이는 등대2개. 말인지 해마인지 분간할 수 없는 흰색과 붉은색의 등대중 붉은 색의 등대로 향했다. 아침이건만 낚시를 즐기러온 주민들이 간간히 보인다.



[말머리? 해마? 등대]
필름 효과 멋진데?
이참에 필름으로 넘어갈까 유혹이...
근데 돈이 없잖앜~




[쥬라기공원]
당장이라도 브루키오 사우르스가 나타나
잎을 따먹을거 같다


 우리의 계획은 단순하다. 해안도로 일주. 무조건 바다가 보이는 길로 가기만 하면 된다. 날씨는 화창하고, 기분좋은 바닷바람이 귓가를 스친다. 속도계는 어느덧 20km/h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아~ 이러다가 오늘 다 도는거 아니야?



[표지판]
그런데 하늘이 참 맑다



[제주의 도로]
해안도로를 따라 붉은 자전거도로
같은 아스팔트인데 왜이리 엉덩이가 아픈건지
제주시는 다시깔고 청소좀~ 굽신...



[항구]

 열심히 달리다보니 독특한 간판이 보인다. 어디에선 봤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컵빙수가 맛나다고 하길래 들렀다. 미소가 아름다운 직원이 가져다준 냉수는 여지껏 마셔본 물 중 가장 맛이 좋았다. 잊을 수 없으리... 물맛은 갈증 탓이었나? 미소 탓이었나? 아무튼 좋았다.
 거하게 시킨 컵빙수와 에어컨바람을 맞으며, 구매한 비틀맵에 짧은 여정을 그려놓고 몸을 식힌다.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달콤함이 아쉽지만, 이젠 떠나야할 시간...

[Kitchen 애월]
애월의 주방인가요?


[컵빙수]
아이수쿠림과 팥의 조화



[비틀맵]
비틀맵 제주 자전거 여행
편리한 가이드다



[비양도?!]
외로운 섬하나?!

 얼마쯤 달렸을까? 경치에 취한채 거리감각을 상실한 상태로 달린지 한참, 눈에 익은 간판이 보인다. 4년전 겨울에 왔을적에 묵었던 곳이다. 빌렸었던 자전거 펑크때문에 야심한 밤이 되어서야 도착했는데, 만족할만한 가격에 인심좋은듯한 응대에 기분좋게 들어갔었다. But, 우리는 떨었었네. 그렇게 새벽에 불을 빼버릴줄이야... 하마터면 꿈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다가 입돌아갈뻔 했었다.



[꿈의바다]

 곧이어 나타난 협재 해수욕장. TV속에서나 보아오던 바다. 4년전 제주를 잊지 못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협재 해수욕장]
청록빛 바다와 섬
다만, 아쉬운건 인파



[투명한 블루빛]
에 발도 담궈보고



[몹쓸]
셀카에 보정도 해보고



[대정]
이젠 대정을 향해 달려가야한다

 제주엔 세가지 많은게 있다지. 그 중 하나가 바람. 그래서인지 대규모의 풍력단지가 있다. 엄청 크다. 근처를 지나갈땐 윙~윙~ 거리는 날개돌아가는 소리가 압도한다. 하나만 있으면 평생 전기세 걱정없이 빵빵하게 쓸건데...라는 행복한 상상은 잠시, 맞바람 어쩔겅미...



[대규모 풍력단지]



[크다]
발전기가? 얼굴이?



[거대하다고 밖에]
바람소리가 윙윙



[풍력 발전기]

 대략 1시쯤 되어가니 햇살이 참기 힘들정도로 뜨거워졌다. 동환은 수면부족맞바람에 굴복하고, 근처 정자에서 쉬어가기로 한다. 남은 물과 초코바로 배를 채운뒤,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달콤한 낮잠을 즐긴다. 잠시 후 시끄러워진 주위에 깬다. 동네 아주머니 두분이서 담소를 나누시는데... 뻘쭘해진 2人은 후다닥 떠난다. 1시간의 달콤한 휴식 끝~

 오늘의 숙소는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근데, PDA에 넣어간 지도와 달리 새도로가 깔리는 바람에 해맨다. 여차저차해서 멀리 보이는 산방산은 찾았으나, 당췌 게스트하우스가 보이질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싶어서 일단은 가보자?!하고 한참을 달리다보니, 입구가 보인다. 방끗~



[산방산]
들판에 외로운 산하나 우뚝?!



[산방산 게스트하우스]
아~ 살았다




[주차]
고이 주차를 하고
체크인

 자전거를 동여매고 있으니, 우리랑 거의 같은 코스로 자전거 여행을 하시던 횽님 한분이 들어온다. 우리가 들어오는걸보고 게스트하우스가 뭔지 궁금해셔 오셨다는데, 엉겹결에 같이 체크인. 게스트 하우스란건 우리도 처음인지라 직원에게 설명을 듣고, 이곳 게스트하우스만의 특징인 탄산온천을 이용한다. 미지근한 탄산수이지만 몸에 기포가 생기면서 점차 뜨뜻해지는게, 피로회복이 30%는 빨리 된 거 같다. 땀에 쩔은 옷가지를 빤 후에 이곳저곳 기웃거리니깐 부산장횽이 와서 말을 걸어준다. 그리고 저녁때 고기파티 참석.



[수박]
맛있었으나
먹을 수 없었다
고기를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라산 소주]
투명한 병이 인상적이던
한라산 소주
21도다
그러나 끝맛은 깔끔



[고기 괴기 고기]
아 순간의 갈증을 참지못하고
먹어버린 저녁이 후회된다



[추억... 그리고 사진한장]
흥겨운 시간 속에서 많은 후레쉬가 터졌는데
혹시
그날의 추억을 갖고 계신분은 공유좀...

 추억은 사랑을 싣고...읭? 각기 다른 방식의 여행자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치겠지만, 게스트하우스라는 새로운 곳에서 만난 이들.
 고기 한점과 술한잔 그리고 이야기. 시간 가는줄 모른채 새벽2시까지 그렇게 즐기다.

 인연이 된다면 언젠간 또다시 만나겠지...


 

09.08.19
제주항 →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달린 시간  05 : 07
달린 거리  87.55km
누적 거리  87.5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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